초딩 때 뚱뚱하면 성인병 직행..소아 비만 탈출법 공개

2025-03-04 14:04

잘못된 식습관과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해 소아 비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아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를 넘어 다양한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염, 심혈관 질환 등 성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 소아 비만과 함께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대한비만학회에서 발행한 ‘2023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에서 2021년까지 남아의 비만 유병률은 약 2.5배(10.4% → 25.9%), 여아는 약 1.4배(8.8% → 12.3%) 증가했다. 이러한 통계는 소아 비만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아 비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만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소아 비만이 지속될 경우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한다. 더불어 비만과 관련된 대사 질환이 성인기 이전인 청소년기부터 발생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류인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에는 10대 후반에서도 고혈압, 당뇨, 지방간염과 같은 성인병을 진단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아 비만을 단순한 성장 과정의 일부로 여겨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소아 비만 여부는 체질량지수(BM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 제공하는 ‘성장 상태 측정 계산기’를 활용하면 아이의 신장과 체중을 입력해 BMI를 확인할 수 있으며, 대한소아과학회에서 제시한 ‘2017년 소아청소년 성장도표’에 따르면 BMI가 85~95백분위수일 경우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 95백분위수 값의 12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특히 고도비만의 경우 반드시 병원에서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복부 비만 여부도 중요한 지표다. 복부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증가하며, 혈압, 혈당, 혈중 지질 이상 등 다양한 건강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이 커진다. 복부둘레가 70백분위수 이상이면 주의가 필요하며, 95백분위수 이상이면 적극적인 관리가 권장된다.

 

비만으로 판정되었을 경우 부모는 반드시 병원 진료를 통해 합병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복부 비만이 심하거나, 부모가 비만·고혈압·당뇨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다면 합병증 위험이 더 크므로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단순히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아이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비만 치료는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무리한 체중 감량은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가공식품과 당분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고, 채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 음식과 탄산음료, 고칼로리 간식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에서는 아이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역시 필수적이다. 대한비만학회는 하루 최소 60분 이상의 신체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축구, 농구, 수영, 줄넘기 등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스마트폰과 TV 시청 시간을 줄이고 활동적인 놀이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만이 심각한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이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12세 이상이며 비만 관련 합병증이 심한 경우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 처방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삭센다’가 일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약물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고,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소아 비만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부모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며, 아이와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장려해야 한다. 류 교수는 “소아 비만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비만 정도와 합병증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이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비만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소아 비만 예방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도 필요하다. 학교에서 체육 활동을 늘리고,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미디어와 광고에서도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소아 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미래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부모와 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